40년 만의 무더위, 여름휴가철을 맞아 모두가 들뜬 서울. 오늘도 평화로운 지구는 별 일 없이 지나갈 것 같은데,,, 이런, 엄청난 뉴스가 터진다. 지금 운석 하나가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도나 크기로 보아 절대 막을 수 없다. 남은 시간은 2시간 30분, 이제 인류는 멸망에 가까워 온다. 이 소식에 세상이, 모든 사람이 패닉에 빠진다. 시간은 없고 파국을 피할 수 없다. 지금, 당장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저 남은 시간 동안 각자가 마무리를 해야 한다. 이제 뭘 해야 할까, 마지막을 이렇게 보낼 수는 없다.
선우는 지인들과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며 마지막을 정리한다. 하지만 뭔가 빠진 것 같다, 이렇게 보내기에는 뭔가 아쉽다. 뭔가 있는 데,, 아, 맞다! 세상이 끝나기 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아니 반드시 해야 할 그것, 그것은 선우가 오래도록 마음속으로 간직해온, 정말 좋아했던 그녀를 보고 직접 고백을 하는 것이다. 그동안 말도 못 하고 지켜보기만 했던 그녀에게, 반드시 자신의 사랑을 알려주고 싶다. 그래, 나가자. 마지막을 이렇게 보낼 수는 없지!
현現에게 오늘은 원망스럽다. 출산일을 맞아 병원으로 가는 길에 지구 종말을 맞는다. 남편과는 병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이게 뭐람? 아직 아이 이름도 짓지 못했다. 모두가 패닉에 빠진 상황에서 병원 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조금씩 산통을 느낀다. 여기서 이러면 안 되는 데,,,
재희에게 가을 축제는 각별하다. 자신의 실수로 앞을 보지 못하는 동생에게 축제 때 멋진 첼로 연주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래서 방학인 오늘도 학교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운석 충돌이라니, 인류의 종말이라니! 아직 고등학생인데, 이래도 되는 거야? 그보다 집에 동생이 혼자 있다. 앞을 보지 못하는 동생이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 아직 가을은 멀었는 데, 동생에게 연주를 들려줘야 하는데. 여기 있을 수 없어. 첼로, 첼로를 챙기자. 기다려, 누나가 갈게.
모두가 마지막을 준비한다. 이렇게 보낼 수는 없어.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구.
세상이 끝나기 전에. 모든 것이 끝나기 전에, 세상의 종말이 오기 전에!!
서둘러, 시간이 없어. 남은 시간은 2시간 8분. 째깍, 째깍,,,